편집국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저출생·인구위기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언론, 전문가, 학계 모두 하루가 멀다 하고 획기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인구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과 구조적 원인에 대한 분석 없는 태도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대한민국의 초저출생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질타했다.
대책위는 2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명을 내고 "‘0.78의 인구쇼크’라는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어제 대통령이 주재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했다"며 "지난 8일 윤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하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으나, 이번 발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대책위는 "이번 대책에는 성평등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경력단절, 독박육아 등 여성들의 희생에 기반한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데도,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정책에서까지 성평등을 지워버렸다"고 우려했다.
또 "돌봄정책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는 늘봄학교도 심각한 문제"라면서 "기존 방과후학교와 돌봄정책을 누더기처럼 기워놓은 짜깁기에 불과한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아이들을 학교에 밤 8시까지 머물게 할테니, 부모들은 그 시간까지 일하라’는 싸인을 보낸 것"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주 69시간 노동시간 연장`에 대해서도 말했다. 대책위는 "윤석열 대통령은 말로는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정작 청년들의 노동시간을 늘이는 일에만 매진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당장 69시간 노동개혁 정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최근 정부여당에서 논의된 `30세 이전에 세 자녀를 출산하면 병역을 면제`해주는 정책에 대해 "아이 많이 나으면 증여재산공제를 확대해주겠다는 둥 부잣집 자제들이나 혜택을 볼 수 있는 허무맹랑한 정책"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을, 그들의 마음을 알고 있기는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문제도 심각한 난제로 자리잡고 있는데, 어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인구위기에 대한 인식이 매우 협소하고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해임된 나경원 부위원장을 언급하면서,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경원 위원장을 정치적인 이유로 파면시켜, 스스로 인구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위원회의 실질적 힘을 뺐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전 부처의 관련 정책을 지휘하도록 해도 될까말까 한 상황"이라고 규탄했다.
끝으로, 대책위는 "경제활동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될 2030년이 출산율 반전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청년들의 노동시간을 확실히 줄이고, 부부가 함께 일하며 함께 아이 키울 수 있는 사회 환경을 구축하면서, 불안한 미래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대개혁에 버금가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